정부가 지오영과 백제약품을 공적 마스크 유통업체로 선정한 것에 대해 “공공성과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기획재정부는 9일 ‘공적마스크 공급권·가격구조 관련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약국에서의 마스크 판매를 위해서는 전국적 약국 유통망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지오영과 백제약품을 유통채널로 선정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약국을 판매처로 최우선 선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약국이 국민 보건의료를 일차적으로 담당하고 전국 2만3000여 개소를 갖춰 접근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약국이 드물게 위치한 지역을 위해 우체국(1400개소·읍면지역)과 농협(1900개소·서울경기 제외)을 보완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오영 직거래 약국은 전국 1 만4000여 개소로 전체 약국의 60% 수준에 달한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다. 지오영은 이번 수급 안정화 대책에 따라 전체 약국의 70% 수준인 1만7000여 개소로 거래 약국을 확대한 상태다. 이 공급망에 포함되지 않은 5000여 개소 약국은 백제약품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기재부는 “약국 유통업체를 지오영과 백제약품으로 선정한 것은 유통 경로를 효과적으로 추적 및 관리하고 매점매석·폭리와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며 “전담업체의 관리·유통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약국 유통업체의 독점적 공급권을 부여한 것이 아니며 유통과정의 효율성을 고려해 민·관 4개 업체·기관이 서로 협력해 공적 공급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조달청이 마스크 제조업체와 맺은 공적 마스크의 계약단가는 900∼1000원, 정부가 약국 유통채널로 선정한 의약품 제조업체 지오영과 백제약품의 약국 공급가는 1100원이다.
공적 마스크 소비자 가격이 1장당 1500원인 것을 고려했을 때 약국에서 마스크 판매로 얻는 수익은 장당 400원이고, 지오영과 백제약품은 장당 100~200원을 가져갈 수 있다. 2만3000개 약국에 공급되는 공적 마스크 하루 분량(560만장)을 다 판매하면 약국은 22억4000만원의 수익이 나고 지오영과 백제약품은 하루 동안 5억6000만~11억2000만원을 남기는 셈이다.
유통 수수료가 과하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기재부는 “지오영, 백제약품이 전국적으로 급증한 물량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매일 밤샘 배송과 작업 등에 따른 물류비, 인건비 인상분 등을 고려할 때 과도한 가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기재부는 “공적 물량의 신속한 유통·배분을 위해 24시간 유통 체인을 가동해 공장 출고분이 다음날 전국 약국으로 배송돼 판매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물류창고에서는 배송받은 벌크 마스크를 밤샘 작업을 거쳐 약국에서 1인 2매로 판매할 수 있도록 재분류·포장한다. 물류비·인건비 등이 추가로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마스크 수급 관련 합동 브리핑’에서 “SNS에서 거론되고 있는 내용과 달리 지오영컨소시엄은 지오영 단독업체가 아니라 지오영을 포함해 모두 10개 이상의 업체로 이뤄져 있다”며 “지오영에 독점적 공급권을 부여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약국·의료기관 등에 의약품을 공급하는 의약품 전문 유통업체인 지오영과 백제약품을 정부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에 따른 공적 물량 유통기업으로 선정했다. 두 업체는 총생산량의 80%를 전담하게 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독점적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